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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제

 

2002년 4월 17일 ~ 2002년 4월 18일

우리는 건강한 다섯 명의 아이들이 있다. 첫째 아들은 16살, 막내 딸은 7살이다. 나의 임신 소식에 아이들은 크게 기뻐했다.

In den ersten 4½ Monaten verlief alles wie bei den anderen Schwangerschaften.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부인과에 갔다. 그때는 임신 21주, 초음파 검진이 실시되는 시기였다. 그리고 남편 요한이 쉬는 날 (그의 휴가 첫째날)이었다. 우리는 검진이 끝나는대로 크리스마스 준비를 마무리하고자 했다. 그러나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우리는 그날과 그날 밤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의사가 초음파로 아기의 각 신체부위 크기를 측정하는데, 그의 얼굴 표정이 갈수록 심각해졌다. 또 검사는 평상시보다 더 오래 걸렸다. 어쩐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들었다. 무슨 이상이 있느냐는 나의 첫 질문을 의사는 피했고, 우선 옷을 다시 입으라고 말할 뿐이었다. 옷을 다시 챙겨입고 의사 앞에 앉아서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다시 물어보았을 때 의사가 말하기를, 아기가 어쩌면 심각한 희귀 기형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의사는 더 정확한 초음파 장치를 보유한 병원에 즉시 연락을 취했다. 의사는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마음이 무거운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이하겠네요.”

지금 생각해도, 차를 타고 집으로 어떻게 갈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눈물이 눈을 가득 덮었고, 막연한 질문들이 내면을 가득 채웠다.

남편은 이미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품에 안겨서야 목놓아 울 수 있었다. 나는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기에 남편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는 머지않아 소식을 듣게 되었다. 우리가 초음파사를 마주보고 앉았을 때였다. 나는 세 명의 의사들(초음파 전문의, 교수, 여성클리닉 원장)로부터 검사를 받았다. 모두들 똑같은 말만 할 뿐이었다. “아기가 심한 기형, 즉 무뇌증을 갖고 있어요. 아기는 출생 직후 바로 사망할 거예요.” 임신을 유지하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 지 유심히 고려해봐라고 했다. 오늘 날에는 이 모든 것을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방법이 충분히 많다며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고려할 필요도 없이 우리의 대답은 분명했다. 우리는 의사들에게 아기를 결코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나님만이 생과 사를 결정하시고 하나님이 이 시기에도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다.

의사들은 우리에게 무뇌증 아기들 사진 몇 장을 보여주었고, 이 병에 대해, 또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나는 주의깊게 설명을 듣긴 했지만 정확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에게는 그동안 만사가 순조로웠고, 예전 임신들도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 건강하고 정상이지 않은가. 나는 지금껏 그러한 병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고 상상하기 조차 힘들었다. 무엇보다도, 이 병을 갖고 있는 사람이 바로 내 자식이기 때문이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도 집에서도 눈물이 끊이질 않았다. 아이들은 벌써 집에 와 있었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즉시 알아차렸다. 우리는 함께 기도하고 간청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와 주시기를, 우리 곁에 가까이 있어 주시기를, 하나님으로부터 지어진 이 아이 또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선사해주시기를. 우리는 부모님, 형제 자매들과 전화통화를 했다. 저녁에 모두들 우리 집으로 왔고, 우리는 함께 울고 다 함께 기도했다.

이 모든 것은 크리스마스 이틀 전의 일이다. 바로 우리와 같은 자들을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하나님이 보내주셔서 기뻐하려고 했던 크리스마스였는데. 이러한 시기에 기뻐하기란 어려웠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시간에도 우리 가까이 계셨다. 그날 밤 나와 요한은 잠이 들 수 없었다. 그 시기의 가장 괴로운 밤이었다. 우리는 여러번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우리는 치유를 바라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 대로 모든 것이 이뤄지기를 기도를 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남아있는 임신기간을 지극히 평범하게 보내고 싶었다. 내 아이들에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뱃속의 아기는 아주 많이 움직였다. 나는 아기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을 제대로 즐기고 싶었다. 비록 자주 울긴 했지만.

출산 예정일은 5월 4일이었으나, 벌써 임신 38주에 진통이 시작했다. 이제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두려웠다. 질문에 또 질문이 이어졌다 ‘우리 아기가 조금이라도 살까?’ ‘아기는 다른 아기들처럼 울거나 마실 수 있을까?’ ‘머리에 있는 상처를 보고 나는 엄마로써 어떻게 해야할까?’ ‘병원에서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취급할까?’

그 후 며칠간 거의 잠 잘 수 없었다. 수 많은 질문들이 떠올랐고, 다가올 일들에 대한 걱정들이 많이 생겼다. 내가 얼마나 하나님께 의지하고 있는지를 느꼈다. 하나님은 나를 가장 잘 이해하셨다. 나는 기도를 드리며 목놓아 울 수도, 하나님께 내 모든 어려움을 고백할 수도 있었다. 남편과 아이들은 나를 걱정했고 내게 많은 사랑을 보여주었으며 나를 위로하고자 했다. 그 시절을 돌아켜보면, 이 모든 것은 지금도 나에게 큰 힘을 준다.

4월 17일, 드디어 때가 되었다. 산부인과 의사는 분만을 일찍 유도하도록 권장했다. 왜냐하면 무뇌증 아기의 출산은 대부분 저절로 시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전 8시 우리는 병원에 갔다. 나는 다시 한번 검사를 받았다. 교수님이 한번 더 들러서 나를 격려했다. 의사들과 산파들 모두 아주 친절했다. 왜 임신중절을 하지 않았는지, 그 누구도 묻지 않았다. 아침에 소아과 의사도 왔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원하는지 상담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아기를 안아보고 싶다고 했다. 또한 아기가 인공호흡기 착용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나님이 아기가 오래 살지 못하도록 예정하셨다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의사는, 지난 10년간 이 병원에서 무뇌증 아기가 출산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세 명의 산파가 교대한 후에야 마침내 우리 딸이 태어났다. 돌이켜보면 나는 오직 감사할 뿐이다. 우리는 병원에서 정말로 많은 사랑, 공감, 동정을 느꼈다. 하나님은 우리 기도들을 들어주셨다. 우리는 정말 많은 기도를 받았다. 가족과 아이들, 부모님, 형제 자매, 친구들, 교회 전체가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셨다.

밤 11시 47분 딸 루이제가 세상에 태어났다. 분만실은 아주 고요했다. 오직 나만 울었다. 지난 몇 달간 우리 앞에 놓여있던 모든 것이 이제 현실이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를 안아보가 전, 그녀의 머리는 수건으로 감싸졌다. 내 손에 안긴 딸의 따스한 체온이 아직도 느껴진다. 딸의 얼굴은 진홍색을 띠었다. 갑자기 그녀는 조용히 울기 시작했다. 살아있었다. 그건 내게 너무도 소중했다.

딸을 얼굴을 들여다보며 울 수 밖에 없었다. 요한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옆에 서서 모든 걸 지켜본 산파도 눈물을 훔쳤다. 마치 우리를 둘러싼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루이제의 눈은 감겨 있었고 울음도 금새 그쳤다. 그녀는 빨지 못했지 때문에 젖을 물릴 수 없었다. 머리의 상처에서는 피가 났고, 손가락은 점점 차가워지더니 파랗게 변해갔다. 우리는 루이제가 살았던 시간 동안 그녀를 항상 품에 안고 있었다. 그리고 딸의 호흡이 갈수록 불규칙해지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심장만은 여전히 튼튼했다. 우리는 딸을 품에 안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이제 루이제를 하나님 곁으로 데리고 가달라고.

오후 2시 15분 루이제는 숨을 거두었다.

우리는 계속 사진을 찍었고 루이제의 발도장도 찍었다.

우리는 슬프면서도 동시에 감사하다. 지금 우리 딸은 분명 천국에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더 이상 병이 없는, 영원토록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천국에서 딸을 재회할 것이란 희망이 있어 위로가 된다. 솔직히 말하면, 루이제를 생각하며 우는 날들이 아직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자책도 후회도 없기에 감사하다. 하나님은 이 모든 시간 동안 우리 가까이 계셨다. 하나님은 고난이 물러가도록 도와주지 않으시고, 고통을 통해 우리를 도우신다는 말을 나는 증명할 수 있다.

요한과 안나, 독일

2002년 5월 작성

 

마지막 업데이트: 2014.06.02